12/5(목) 좋은 아침입니다.
# 격(格) :한 겨울 '서울의 밤' 비상계엄 선포가 우리나라 첨단산업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다음달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정치상황을 들어 반도체,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안그래도 대중 수출 추가통제로 우리의 HBM과 반도체 장비를 견제하고 있는데, 여기에 명분을 보탰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입니다. 고환율 리스크에 불안한 사회 상황까지 겹치면서 미국.영국.일본은 한국을 '여행 위험국가'로 지정했습니다. 해외 기업들의 한국투자는 차치하더라도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해외 비즈니스에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당장 수주협상 테이블에 앉은 기업들은 고객에게 "너희 괜찮니"라는 말을 듣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은 인격이라는 게 있고, 국가는 국격이라는 게 있어."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의 대사 입니다. 격(格)은 머리와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불편합니다. 가졌으나 갖추지 못한 국격은, 소유했으나 신뢰받지 못하는 기업의 격(格)과 동일하게 취급될 뿐입니다.
=尹 비상계엄 사태 여파···반도체 수출 먹구름 드리우나
비상계엄 소동으로 한국에 대한 공급망 리스크가 더욱 확대됐다는 지적입니다. 내년 1월 출범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빌미로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불안한 정치상황을 들어 삼성전자에 보조금 지급을 재검토하거나 폐지하겠다는 엄포를 놓을 수도 있습니다.
[관련 기사] "한국 경제 불확실성 가중"…엔비디아 등 반도체 영향 주시
해외 외신들도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속보로 전하며 이번 사태를 주시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광범위한 무역관계를 주시해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선진 경제에서 보통 일어나는 일(normal thing)은 아니다", 미 경제매체 더스트리트는 "한국 공급망 문제가 엔비디아 블랙웰 매출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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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 비상인데…느긋한 정부 "美수출통제, 영향 작다"
산업계는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가 너무 안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HBM 중국 수출을 떠나,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중국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설비투자가 위축되면 중국 내 기업을 영업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합니다. 일부에서는 한국 정부의 외교통상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K반도체는 中수출 '바늘구멍'인데…정부 전략, 한·일 희비 갈랐다
="미국 마이크로칩, 반도체법 보조금 수령 중단"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칩에 대해 보조금 수령 절차가 중단됐습니다. 마이크로칩은 반도체법에 따라 1억62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예정이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마이크로칩의 오리건과 콜로라도에 있는 공장을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경영난이 지속돼 오리건주 공장에서 2차례 근로자 강제 휴직을 했으며 지난 2일에는 에리조나주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삼성 파운드리 정체 '지속'…달아나는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이 대만 TSMC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3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이 12%로 전 분기 13% 대비 1%P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TSMC는 같은 기간 62%에서 64%로 더 증가했습니다. 보고서는 "TSMC의 AI 매출 점유율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장으로 내년에는 성숙 공정 파운드리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中 4개 산업협회 "미국산 반도체 구입에 신중해야"
미국이 대중국 수출통제 추가 조치를 발표한데 대핸 중국 반도체, 자동차, 통신, 인터넷 4개 산업협회가 미국산 반도체 구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4개 협회는 (미국 이외) 다른 국가, 지역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적극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의 산업부문 협단체는 소속된 기업의 이익과 국가의 논리, 명분을 위해 존재하는 협단체 입니다.
=대기업 10개 중 7개…"내년 투자 계획 없거나 미정"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6.6%가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곳 중 7곳이 내년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계획이 없거나 아직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나머지 32%의 기업도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줄이겠다는 응답률이 28.2%로 늘릴 것이라고 응답률(12.8%)보다 많았습니다.